재계 별들의 ‘SKY 캐슬’ 대해부

아무나 못 가는 로열패밀리 귀족학교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드라마 <SKY캐슬>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서울대 의대를 보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암투를 그린 작품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샀다. 과도한 교육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명문 학교에 대한 열망은 재계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다. 재계 별들의 선호 명문학교를 확인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재계의 주요 기업인들도 자녀 교육 고민은 똑같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좋은 환경서 자녀를 공부시키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학교서 형성되는 인적 네트워크가 향후 큰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에 더욱 관심이 많다.

부모 마음
자식 사랑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인맥은 무시하지 못한다. 경기초등학교, 영훈초등학교와 경복초등학교는 오랫동안 명문 초등학교로 알려졌다. 이들 학교 공통점은 사립초등학교라는 점이다. 아울러 재계의 주요 기업인의 자녀들이 다수 졸업하기도 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로에 위치한 경기초의 경우 1965년 설립돼 역사가 시작됐다. 경기초는 재계의 유력 인사들의 출신학교로 유명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하점 총괄사장 등 범삼성가 인사들의 출신학교이기도 하다. 아울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정몽필 전 인천제철 사장의 딸 정유희씨, 남석우 남영비비안 대표이사,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의 차남 박정빈씨 등 주요 재계 인사 및 로열패밀리가 나온 학교이기도 하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아들도 경기초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기초 출신 인사들은 경기회라는 사교클럽을 통해 친목을 도모한다. 소속 회원은 이서현 사장, 정유경 총괄사장, 정유희씨 등이다.

경복초도 명문 초등학교로 꼽힌다. 경복초 출신 재계 인사 역시 만만치 않다. 경복초는 1978년 12월 설립됐다. 현재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해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등이 경복초를 졸업했다.

국정 농단으로 구설에 올랐던 최순실씨 역시 경복초를 통해 인맥을 형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복초는 다시 한번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복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모교다. 최순실씨는 학부모들의 모임을 통해 인맥을 쌓았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영훈초등학교도 명문 초등학교로 거론된다. 1965년 9월에 설립됐다. 서울시 강북구 도봉로에 위치했다. 영훈초가 유명해진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과 이서현 사장 딸이 이곳 출신이라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기초등학교에 이어 제2의 삼성가 초등학교라고 불리기도 했다.

재계 오너 일가 선호하는 명문교 어디?
초교부터 학맥관리…중교는 유학 준비

영훈초는 국내서 가장 비싼 학비를 기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17개 시·도 교육청 자료를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영훈초의 학비가 1157만원으로 조사 대상 학교 가운데 가장 비싼 학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평균적으로 사립초등학교의 학비가 비싸다. 영훈초 외에 1년 학비가 1000만원을 넘는 학교는 우촌초(1110만원), 경복초(1107만원), 한양초(1099만원), 계성초(1034만원), 대성초(1028만원), 동래초(1024만원), 홍익대부속초(1019만원), 인성초(1013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이들은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를 많이 간다. 서울외국인학교나 용산 국제학교가 손꼽힌다. 주로 재계 4세에서 보이는 특징이다. 국제중학교는 귀국 학생들이 국내 학교서의 적응과 조기유학 수요를 국내에 흡수하기 위해 도입됐다. 1998년 부산국제중학교가 시초다.

국내 재계 4세들은 외국인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또 외국 명문대로의 입학이 용이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들 학교를 선택해 수학하는 경우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도 영훈 국제중학교로 진학했다. 이 외에도 신격호 롯데 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손자 등이 국제중을 선택했다.

해당 학교들은 학비가 비싸다. 연간 학비가 4000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국내 대학 등록금 수준을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귀족학교라는 논란이 불거지며 시민단체들로부터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중학교부터 외국으로 유학길에 오르는 경우도 많다.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은 영중중학교를 다니다 외국으로 유학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정용진 부회장의 자녀도 외국에 위치한 중학교를 선택했다.

국내냐?
해외냐?

고등학교의 경우 국내파와 해외파로 나뉜다. 대표적인 외국 명문 고등학교는 세인트폴 고등학교다. 세인트폴 고등학교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본교가 있다. 국내에도 2014년부터 분교가 설립돼 운영하고 있다. 입학 대상학년은 8학년부터 12학년까지로 국내 고교 교과과정에 걸친다. 연간 학비는 5만3810달러(기숙사비 포함, 한화 약 6300만원) 수준이다. 중형차 가격에 준하는 액수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이곳 출신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아들들인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해당 학교를 나왔다. 이들은 서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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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명문고등학교는 경기고등학교와 경복고등학교가 ‘투탑’을 이룬다. 경기고 출신 오너들은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김희철 벽산 회장, 이준용 대림 명예회장 등이다. 이 외에도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김승연 회장, 김영훈 대성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 등이 경기고가 모교다.

경복고는 다수의 재계 총수들을 배출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등이 이 곳을 나왔다. 경기고와 경복고 출신 인사들이 재계에 다수 활약하고 있다.

<데이터뉴스>에 따르면 30대 그룹 상장계열사 CEO 중 경복고 출신이 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출신 고등학교가 파악된 136명 중 11명이 경복고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경기고(10명), 부산고(5명), 경남고(4명), 마산고(4명) 순이었다. 

<데이터뉴스>가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와 30대그룹 상장계열사 CEO인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대 그룹 상장계열사는 모두 189곳으로 총 244명의 대표이사 각 회사를 이끌고 있다. 30대 그룹 중 부영그룹은 상장계열사가 없어 표본서 제외했고, 2개 이상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을 경우, 복수 제거 후 1명으로 계산했다. 


출신 고등학교가 파악된 CEO는 136명으로, 이 중 11명이 경복고 출신(8.1%)으로 나타났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 현대모비스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이복영 이테크건설 · 유니드 회장 등이 경복고 출신이다. 경기고 출신은 10명(7.4%)으로 집계됐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손경식 CJ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등이 경기고를 출신이다. 

국제학교로?
외국인학교로?

부산고는 총 5명(3.7%)의 경영인이 있는데 이갑수 이마트 사장, 황창규 KT 회장 등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경남고·마산고 출신은 각각 4명으로 집계됐다. 정도현 LG전자 사장, 허창수 GS·GS건설 회장 등이 경남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은 마산고를 졸업했다. 

이 외에 여의도고, 경북대 사범부속고, 경동고, 보성고, 용산고, 충암고 등은 각 3명(2.2%)씩을, 광주제일고, 서울고, 용문고, 경성고, 대동고, 대전고, 신일고, 중동고, 중앙고, 진주고, 청주상고 등은 2명(1.5%)씩을 배출했다. 

대학교 역시 국내파와 해외파로 나뉜다. 재계 2, 3세들은 주로 국내서 대학을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게이오기주쿠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와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 과정을 각각 수료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을 전공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고려대학교 물리학 학사학위를 받고 이후 시카고 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를 다시 받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연세대학교 아동학 학사모를 썼다. 정유경 신세계백회점 총괄 사장은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 학사 출신이다.


GS그룹의 오너 일가는 고려대학교를 선호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경영학), 허정수 GS네오텍 회장(경영학), 허진수 GS칼텍스 회장(경영학),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법학)은 모두 고려대학교 경영학를 나왔다.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출신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인하대학교 학사과정을 밟았다. 그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역시 인하대학교 경영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 출인이다. 그의 누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연간 학비 1000만원 훌쩍 넘어
사업 필수 인적 네트워크 형성

이중근 부영 회장은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이준용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전공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호진 태광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건국대학교 산업공학 학사모를 썼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출신이다.

최근 경향은 해외 대학교 학사 출신 경영인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브라운대학교 경제학 학사 출신이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역시 파슨스디자인 스쿨을 나왔다. 최재원 SK수석부회장은 브라운대학교 물리학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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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은 로체스터공과대학 학사 출신이다. 한화그룹의 3세 형제들 모두 외국서 대학교를 나왔다. 맏형 김동관 전무는 하버드대학교 학사 출신이다. 둘째 김동원 상무는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과를 나왔다. 셋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다트머스대학을 졸업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브라운대학교 경제학 학사 출신이다.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이사는 스쿨오브비주얼아트 그래픽디자인 학사 출신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사장은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 학사학위가 있다. 조현준 회장은 예일대학교 정치학과, 동생 조현상 사장은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 각각 전공했다.

대학교 이상부터는 주도적인 인적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하다. 특히 글로벌 인맥을 쌓기도 용이하다.

한편 과거에는 미국 소재 대학으로의 유학이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중국 유학도 심심찮게 보인다. 중국 시장 개척에 학맥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과 최태원 회장의 두 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 전 SKC 상무가 중국서의 유학 경험이 있다.

네트워크
글로벌화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계에서 혼맥과 함께 학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과거 국내파 위주의 학맥이 주를 이루어 형성돼있다면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구성을 위해 유학길에 오른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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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