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양승희와 100여명 학생과의 조화

기사승인 2017-03-08 14: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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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화재 양승희와 100여명 학생과의 조화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병창 및 산조 인간문화재 양승희 명인이 어린 제자 100여명과 함께 무대에 선다. 영암, 원주 등 지역에서 1년여 동안 가르친 가야금 새싹들과 함께 꾸미는 무대이다.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인간문화재 양승희와 제자들의 가야금 향연무대는 가야금 공연 역사상 가장 많은 초등학생들이 무대에 서는 공연으로, 영암, 원주 등에서 가야금을 배우는 초중고등생들의 모습을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

이날 공연에서는 3,4학년이 중심이 된 원주초등생들이 아리랑, 밀양아리랑같은 귀에 익숙한 민요와 반달 등 동요를 가야금병창으로 들려주게 된다. 또한 서울 신구, 경복초등학교 학생들이 남도민요 금강산타령, 신뱃노래, 사랑가를 가야금병창으로 들여주게 된다. 영암가야금교실의 초중고생들은 대표적인 남도민요인 상주함창연밥따는 노래, 제주민요 오돌또기, 신민요 님그린회포, 동해바다 등을 병창으로 부르게 된다.

인간문화재 양승희와 영암, 원주, 서울의 초등학생 제자들이 한데 모여 팔도민요를 25현 가야금으로 연주하게 되는 무대에서는 각 지역의 아이들이 한데모여 조화로운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

한편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승희가 배출한 이수자들이 북한에서 전승되고 있는 대표적인 가야금산조 안기옥류 한바탕을 선보인다. 전남 나주가 고향인 안기옥(1894~1974)은 가야금산조 창시자인 김창조의 직계제자로 일제강점기 정남희, 성금연, 김종기등 전설적인 명인들을 제자로 양성하는 등 많은 활동을 했으며, 해방 후 월북해 북한에서 그의 산조를 퍼뜨렸다. 안기옥의 산조는 이후 연변의 김진이 배워 이를 양승희에게 가르치면서 그의 산조가 국내에 소개되었으며, 이날 양승희의 제자들인 이들 이수자들은 안기옥의 산조 한바탕을 모두 선보인다. 

또한 양승희는 어린 초등생들과 함께 본인이 문화재로 지정받아 보유하고 있는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한바탕을 타게 된다. 김죽파(1911~1989)는 김창조의 손녀로 김창조의 가야금산조와 본인이 새롭게 짠 바디로 김죽파류라는 가야금 유파를 형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안기옥류는 리듬변화가 다채롭고 역동적인 특징을 가지는데, 특히 안기옥이 일제강점기 유성기 음반에 남겨 일부 복원된 초기 산조가 아닌 안기옥이 체계적으로 정리한 후기 산조를 선보이게 된다. 김죽파류는 섬세하고 화사하며 깊은 농현이 특징으로, 다른 유파에 없는 세산조시라는 악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 중간 중간 가야금의 역사, 김창조, 김죽파 및 양승희 명인에 대한 영상이 소개되며, 특히 영암과 원주 현지에서 가야금을 배우는 학생들의 모습을 재미있는 영상으로 제작해 보여주게 된다. 호기심에 가야금을 처음으로 접하는 순간부터, 가야금 신동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은 이들 영상은 이번 공연에 깨알같은 잔재미를 제공하게 된다.

kukim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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