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아이들 돕자”… 고사리손들 ‘한마음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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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5.28. 오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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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씨저금통’ 건넨 서울 경복초 / 전교생 814명 모금행사 참여 / 자원봉사단체 ‘애원’에 전달 / 현지 도서관 건립에 활용계획 / “6·25 참전국가에 보은… 뿌듯”

27일 오전 9시 서울 광진구 경복초등학교 메이커그라운드(소규모 체육관). 단상에 놓인 테이블에는 종이봉투가 가득 차 있는 ‘꿈씨저금통’ 비닐 가방 30여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오랜 정치적 혼란과 빈곤 속에서 배움의 기회마저 잃어버린 캄보디아 어린이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경복초 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모은 기부금이 담긴 가방이다. 봄비가 내려 싸늘한 날씨였지만 체육관 안에는 학생들의 모은 온정으로 훈훈함이 가득했다.

경복초는 지난 7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꿈씨저금통 모금행사에 전교생이 참여해 모은 기부금을 이날 자원봉사단체 사단법인 ‘애원’에 전달했다. 기부금은 캄보디아 바탐방 지역 살라발랏 초등학교에 도서관 건립 비용으로 다음달 28일 전달된다. 살라발랏 초교에는 초등학생 463명과 영어공부 학생 320명, 유치원생 62명 등 총 845명이 재학 중이다.
“친구들 도와 행복해요” 27일 서울 광진구 경복초등학교에서 열린 사랑과 나눔의 ‘꿈씨저금통 전달식’에서 김정곤 교장(맨 뒷줄 오른쪽)과 유경득 사단법인 애원 사무총장(〃왼쪽)이 경복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이번 꿈씨저금통 모금행사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애원 측이 경복초에 꿈씨저금통 행사를 소개하자 학생들은 전교어린이회의와 학급별 회의를 통해 전교생 만장일치로 모금 행사 참여를 결정했다. 이후 전교어린이회의 임원들이 각 반 학생들에게 홍보물을 전달하며 기부를 독려한 끝에 전교생 814명 모두가 함께 저마다의 마음을 모을 수 있었다.

전달식에 참여한 유경득 애원 사무총장은 격려사에서 “경복초 학생들이 가진 꿈이 기부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며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도서관에서 캄보디아 학생들도 책을 읽으며 꿈을 꾸게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정곤 경복초 교장도 “한 명도 빠짐없이 사랑의 마음을 전해 애인의 정신을 실천한 것에 대해 뿌듯하다”며 “10년, 20년이 지나 여러분과 캄보디아 학생들이 나란히 세계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학생들도 어른들의 격려에 화답했다. 임찬 전교어린이회의 회장은 “평소 캄보디아가 6·25전쟁 때 한국을 도와준 고마운 나라라고 생각했다”며 “캄보디아 친구들을 위해 작은 돈이라도 기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유하울 전교어린이회의 부회장도 “부모님께 받은 용돈으로 꿈씨저금통을 채웠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며 “기부를 통해 서로 친해지면 행복한 나라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경복초는 지난해 1월 라오스의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용품 전달과 멘토 활동을 하는 등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2003년에는 3년간 몽골 울란바토르의 학교 건물 건립을 후원하기도 했다. 경복초는 애천, 애인, 애국을 건학정신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나눔의 정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시민이 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원봉사단체 애원은 경복초 외에도 선정중학교, 선정고등학교, 선정국제관광고등학교, 청심국제중학교, 청심국제고등학교 등 모두 6개 학교에서 꿈씨저금통 모금행사를 진행했다. 경복초 꿈씨저금통 전달식이 있던 이날 선정중과 선정고, 선정국제관광고 등 4개 학교도 함께 전달식을 열었다. 선정국제관광고는 바리스타 학생들이 카페 운영으로 얻은 수익금으로 꿈씨저금통 모금행사에 참여했다.

김청윤·이종민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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